고령자 보행사고 다발지역 분석, 가장 위험한 곳은?

고령자 보행사고 다발지역 분석

고령자 보행사고는 신체 반응 속도 저하와 낡은 보행 습관, 도보 의존 생활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부산 등 도심 외곽 이면도로, 시장 인근, 복지시설 주변에서 사고가 집중 발생합니다. 도로 인프라 미비와 시야 방해 요소가 많은 지역이 사고 다발지로 확인되고 있으며, 정밀한 지역 분석과 맞춤형 안전대책이 시급합니다.

1. 고령자 보행사고가 증가하는 이유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8%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피해자 중 고령자의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보행 중 사고는 고령층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사고 유형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신체적 노화입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눈의 초점 전환 속도와 반응 속도가 느려지며, 청력과 균형감각도 약화됩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빠르게 진입하는 차량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보행 습관 역시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에 익숙해진 횡단 방식이나 도로 이용 방식이 현재의 교통환경에 맞지 않는데도 이를 고수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예전에는 신호등 없이 건너던 골목길이 지금은 차량 통행이 많아졌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죠.

생활 반경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령층은 자가운전보다는 도보와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고, 시장, 병원, 주민센터, 경로당 등 보행 이동이 잦은 장소를 자주 이용합니다. 이처럼 보행 노출 빈도가 높기 때문에 교통사고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또한, 고령자는 종종 청각보조기기나 지팡이, 보행보조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횡단 속도가 느리고 불균형한 상태에서 차량의 접근을 빠르게 회피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사고 통계에서도 사고 발생 후 치명률이 타 연령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나타납니다.

2. 고령자 보행사고 다발지역 분석

고령자 보행사고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도로 환경,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도로교통공단(TAA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적으로 고령자 보행사고 다발지역은 269개소에 달하며, 이 중 다수는 도심 외곽의 이면도로와 시장 인근에 위치합니다.

서울의 경우, 노원구 상계동, 도봉구 방학동,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일대, 구로구 고척동이 대표적인 사고 다발지역입니다. 이 지역들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복잡한 골목길과 이면도로, 신호등 없는 횡단로가 많습니다. 또한 불법 주정차로 시야가 가려지거나,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불명확한 곳이 많아 보행자와 차량의 충돌 위험이 상존합니다.

부산에서는 중구 남포동, 서구 아미동, 동구 범일동 등이 고령자 사고 위험지로 꼽히며, 대구는 남구 대명동, 서구 평리동이 높은 사고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시장, 경로당, 노인복지시설 주변은 보행량이 많고, 차량 흐름이 빨라 사고 위험이 상존합니다.

이러한 다발지역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음

보행 인프라(인도, 조명, 신호등 등) 미비

시야 확보를 방해하는 장애물(주차 차량, 가판대 등) 다수

교통통제 부족과 무단횡단 유도 구조

또한, 야간 시간대 사고 비율도 높게 나타나며, 조명이 부족한 골목길과 횡단보도가 없는 교차로에서의 사고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시설 개선만이 아니라, 주간/야간 시간대별 대응 전략도 별도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3. 고령자 보호구역과 정책의 효과

고령자의 보행 안전을 위해 정부는 2019년부터 ‘고령자 보호구역’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어린이 보호구역처럼 65세 이상 노인이 자주 통행하는 지역을 지정하여 도로 환경을 정비하고, 차량의 속도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보호구역 내에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적용됩니다.

최고 속도 30km/h 이하 제한

속도 감지 카메라 및 과속방지턱 설치

보행 신호 시간 연장 및 보행자 우선 신호 운영

노면 색깔 도색 및 보행자 경고 표지판 확대

현재 전국에는 약 400여 곳의 고령자 보호구역이 지정되어 있으며, 사고 감소율은 평균 23%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사고 다발지역에 비해 보호구역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게다가 일부 보호구역은 노인복지시설이나 병원 주변이 아닌, 실제 사고 통계상 위험지역과 동떨어진 곳에 지정된 사례도 있어, 실효성 있는 재지정 및 현장 중심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4. 고령자 보행사고 예방을 위한 실천 방안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만큼 개인과 지역사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먼저 운전자에게는 고령 보행자 인식 개선과 방어운전 습관화가 요구됩니다. 고령자는 생각보다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횡단보도에 진입한 고령자가 있다면 끝까지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보행자, 특히 고령자 본인도 주의해야 합니다.

야간에는 반사 밴드나 밝은 색 옷을 착용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자제

횡단보도 이외 구간 무단횡단 절대 금지

기술적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행자 감지형 신호등: 신호 대기 시간이 길거나 천천히 걷는 보행자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시간을 연장합니다.

고령자용 안전 알림 앱: GPS 기반으로 위험지역 접근 시 진동 또는 음성 알림을 제공합니다.

AI CCTV 연동 시스템: 고령 보행자가 도로 진입 시 차량에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주는 기술이 일부 지역에 시범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교통안전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마을 단위의 '보행안전 지도 만들기' 활동, 고령자 대상 교통안전 교육, 실시간 사고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등은 효과적인 지역 기반 대응 사례입니다.